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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 뉴스

다이소 건강기능식품 판매 : 약사 반대와 소비자 불만

by 부동경비원 2025. 3. 8.

다이소,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도전장

2025년 2월 24일, 다이소는 전국 200여 개 매장에서 건강기능식품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종합 비타민, 루테인, 오메가3, 밀크씨슬 등 약 30여 종의 제품이 3,000원5,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선보였죠. 대웅제약, 일양약품, 종근당건강 등 유명 제약사들이 협력하며 출시된 이 상품들은 다이소의 균일가 전략에 맞춰 저렴함을 무기로 내세웠습니다. 기존 약국에서 2만3만 원에 판매되던 영양제가 6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솔깃할 수밖에 없었어요.

 

다이소는 이미 화장품과 의약외품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헬스 앤 뷰티’ 시장을 공략해왔습니다. 이번 영양제 판매는 그 연장선으로,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 니즈를 정확히 겨냥한 전략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테스트 판매 이후 반응이 좋아 매장 확대와 온라인몰 진출까지 계획 중이라고 하니, 다이소의 야심이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죠.

 

약사들의 반발 : 불공정 경쟁 vs 생존 위기

다이소의 영양제 시장 진출 소식이 전해지자, 약사들은 즉각 반발에 나섰습니다. 약국에서 판매되는 건강기능식품은 평균 2만~3만 원대인데, 다이소는 비슷한 성분의 제품을 훨씬 저렴하게 내놓았기 때문이에요. 약사들은 이를 불공정 경쟁으로 간주하며, 제약사와 다이소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약사 단체인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은 “다이소의 초저가 정책은 약국의 생존을 위협한다”며 성명을 발표했어요. 이들은 건강기능식품이 약사의 전문 상담을 통해 판매되는 점을 강조하며, 단순 가격 경쟁으로 소비자 건강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특히 대웅제약, 일양약품 등 약국과 거래하던 제약사들이 다이소에 납품을 시작하자 “약국 뒤통수를 친다”는 비판이 쏟아졌죠.

 

약사들의 불만은 행동으로 이어졌습니다. 일부 약국은 다이소 입점 제약사의 일반의약품을 반품하거나 불매 운동을 예고하며 압박을 가했어요. 그 결과, 일양약품은 판매 시작 5일 만에 다이소에서 철수 결정을 내렸습니다. 약사 커뮤니티에서는 “제약사가 약국을 배신했다”는 목소리와 함께, 대체 공급처를 찾겠다는 움직임도 포착됐습니다.

소비자의 반응 : 환영과 우려

반면, 소비자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다이소에서 판매되는 영양제는 가격이 저렴하고 접근성이 좋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어요. “약국에서 비싸게 사던 비타민을 3,000원에 살 수 있다니 놀랍다”는 반응이 SNS에서 줄을 이었죠. 특히 유명 제약사의 제품이라 품질에 대한 신뢰도 어느 정도 확보된 상황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가격이 너무 싸서 오히려 불안하다”거나 “약사의 상담 없이 먹어도 괜찮을까”라는 의견이 대표적이죠. 실제로 다이소 제품은 약국 판매 제품과 성분 함량에서 미세한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웅제약의 ‘밀크씨슬’은 약국용(에너씨슬)보다 비타민 B12 함량이 낮고, 아연이 빠져 있어 단순 비교가 어렵다는 지적도 있어요.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끌리면서도,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제품인 만큼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대웅제약


가격 차이의 비밀

다이소 영양제가 약국보다 훨씬 저렴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업계에서는 몇 가지 요인을 꼽습니다.

 

첫째, 대량 생산과 간소화된 유통. 다이소는 대량 주문을 통해 원가를 낮추고, 포장과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했어요.

둘째, 소용량 설계. 약국 제품이 60~90일분인 데 비해 다이소는 30일분으로 용량을 줄여 가격을 맞췄습니다.

셋째, 성분 조정. 핵심 성분은 유지하되, 부가적인 성분을 줄여 제조비를 절감한 거죠.

 

하지만 약사들은 “성분이 비슷한데 가격 차이가 너무 크다”며 반발합니다. 예를 들어, 약국에서 3만 원에 판매되던 루테인이 다이소에서는 5,000원에 팔리자, “제약사가 약국에 터무니없는 마진을 붙였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어요. 이에 제약사들은 “다이소 제품은 별도 라인으로 설계된 것”이라며 단순 비교는 무리라고 해명했지만, 약사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소비자단체 : 선택권 침해다.

약사들의 반발이 철수 사태로 이어지자, 소비자단체가 나섰습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약사회의 판매 중단 요구는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한다”며 비판 성명을 발표했어요. 이들은 건강기능식품이 의약품이 아닌 식품 범주에 속하며, 누구나 자유롭게 구매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건강기능식품은 이미 온라인몰, 대형마트, 올리브영 등 다양한 채널에서 판매되고 있어요. 다이소의 등장은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한 셈인데, 약사회의 압박으로 유통이 차단된다면 시장 경쟁이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소비자단체는 “저렴한 제품이 시장에서 사라지면 결국 소비자가 비싼 가격을 감수해야 한다”며 공정거래법 위반 가능성도 언급했죠.

 

경제적 파급효과와 시장 변화

이 논란은 단순한 유통 채널 다툼을 넘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첫째, 약국 매출 감소. 다이소와 같은 저가 채널이 확산되면 약국의 건강기능식품 판매가 줄어들 가능성이 큽니다.

둘째, 제약사 전략 변화. 약사 반발을 의식한 제약사들이 다이소 납품을 주저하면, 저가 시장 확대가 주춤할 수 있어요.

셋째, 소비 트렌드 전환. 가성비를 중시하는 ‘헬시 플레저’ 트렌드가 강화되며, 편의점 등 다른 유통업체도 영양제 시장에 뛰어들 조짐을 보입니다.

 

특히 BGF리테일(CU 운영사)이 제약사들과 협의 중이라는 소식은 주목할 만해요. 다이소 사태가 다른 유통 채널에 불을 붙이며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판도를 바꿀 가능성이 엿보입니다.